구시렁- 텃밭

정월초하루

허석(虛石) 2007. 1. 1. 18:32

  정해년 정월초하루~

그동안 수십번 무릎과 발목사이에서 올려다 보던 794m

모악(母岳)산을 정복하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실행하던날,

과연 대원사 절터가 모악산 정상의 무릎인지 배꼽쯤인지,

오늘은 꼭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야무진 각오에다,

또 거창스럽게 맞이하는 새해,

대망의 2007년도 황금 복돼지 해를 맞아

이정도에서 멈추면 올 한해 잘 될일도 안 될것 같은 맘에,

허리띠 꽉, 그리고 이 악물었다.

 

  글쟁이는 다 허풍쟁이(허풍선이)다...

모악산은 높지않고 험허지않고 엄니같다고...??

입구 표시석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빌어묵을...~~

그럼 무시기 해발794m가 산이아니면 에베레스트 정도돼야 산인가..ㅆ

평소 겸손과 예의로 똘똘 뭉쳐진데다 점잖키로 소문난 내가(???)
오죽했으면 이렇게 육두문자(肉頭文字)를....ㅎㅎㅎ
아고..., 정월초하루만 아니면 당장 절푸덕 주저 앉는건데.....,

 

  할딱거리는 정상의 모가지 부근에서 싸라기눈을 만났다.

싸한 바람이 칼칼한 모가지 속으로 후비며 들어온다,

아고 존거~~우랄랄라...제법 그럴 듯....아싸~,

잠깐 정상을 뒤로하고 기념사진 한장 찰칵하고,

  

  "에휴~ 여기도 정상이구만..."어차피 좀더 올라가봤자

이미 인간성 드러븐 다른 일행은 이미 정상에서

사방한번 휘~이 둘러보고 내려 올 채비를 끝냈을거구,

이 몸의 찰싹 달라붙은 궁딩이는 떨어지질 않는다.

결국 정해년 정월초하루 모악산 등정은 여기서 끝.

                              

  정말 대단하다했다.

절대 올라오지 못할 줄 알았다했다.

올핸 뭐든 다 잘 풀릴것 같다고 했다.

아내는 나에게~~(*)

 

                      "모 악 산"

  내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어머니외다.  

  저혼자 떨쳐 높지 않고/험하지 않고/먼대 사람들 마져/
  어서오라 어서오라/내 자식으로 품에 안은 어머니외다. 

  여기 고스락 정상에 올라/거룩한 숨 내쉬며/저 아래 바람진 골마다/
  온갖 물과 나무 어진 짐승들 한 핏줄 이외다/세세 생생/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도 한 핏줄 이외다. 

  이다지도 이다지도/내고장 모악산은 천년의 사랑 이외다/
  오 내 마음 여기 두어(*) 
(모악산 입구 표시석에서/글: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