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들아(28)

허석(虛石) 2010. 3. 8. 11:06

    아덜...김기욱~~!!!

 

  네 훈련걱정에 아빠 편지 쓰기도 바빴는데 며칠째 다른 훈련병들에게 쓴

우체통편지 보는재미 그거 참 쏠쏠하다. 가슴 짠하게 또 한편 뭉클한 이야기도,
그러다가도 톡톡튀는 재치와 유머 또 어쩜 그렇게 맛깔스럽게 글들 잼나게 쓰는지~,
다만, 부모님들이 쓰시는 글과 형제자매들 여친(곰신)들 쓰는 글은 거의 슷비슷비...
부모님들은 한결같이 이 아빠 포함 왜 그렇게 약하고 힘 없게 아들들을 키웠는지..ㅋㅋ...
인간성 좋은 훈남&100%순딩이들만 이번에 을지신병대대에 다 집합했더구나...ㅠㅠㅠ.

 

  뒤에서 어깨너머 니 엄마 왈,
"추운 날 힘들게 군대서 훈련받는 애들도 있는데 밖에서 뭐 힘들다고 저런데~??!!"
"요즘애들(곰신)흐름이 그렇다나 봐,.... 당신은 나 어떻게 기다렸어~?"
"뭐 그냥...밤에 달보고 낮에 어떤 날엔 바닷가에도 가고.....ㅋㅋㅋ~~,
편지도 자주오고 외박에 잊을 만하면 휴가도 나오고 그냥 3년 가던데~~..금새~~"

 

  그 속 터지는 금새의 세월 딱35개월...........지금으로부터 꼭 33년 전,
깊은 밤 훈련소 침상에 누워 잔잔히 들려 오는 "아이고 배고파~~"
믿거나 말거나 짠밥설거지통에 남은 찌꺼기 밥을 씻어 먹었던 그 동기가 지금
서울에서 제법 잘 나가고 있더라....지난여름 동기모임에서 만났는데....ㅋㅋㅋ....
 

  연락방법이라곤 3년 동안 꼬빡 써 건낸 일기장과 줄기차게 보냈던 편지들
동초(야간 보초서는 걸 해군은 그렇게 말한다)서고 들어와 희미한 불빛아래 엎드려
쓰고 또 써 보낸 숫한 편지들의 정성이 없었던들 지금 넌 이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그 때만 해도 시대조류상 스물 서넛이면 여자들 결혼 적령기로 죄다들 날랐으니까...
결론,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다리 밑에서 주워 온 것도 아닌,
바로 이 아빠의 각고의 노력의 결과란 사실 잊지 마라...........스캬~~....
--추가 삽입(참 군대에서 괜한 짓을 했구나 하는 후회도 많이 했지만....ㅋㅋㅋ..)--

 

  아들~! 학교든 직장이든 사업이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 투신한 부분에 대해선
한 우물을 파란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하라는 말을 하고싶구나.
물론 시대변화의 기조에 편승 더 멋지게 성공에 빨리 도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진정한 성공은 그 과정에 이르기 까지의 시간들 이란다 그게 살아온 세월이고
인생이란 것이기에~~~또 또 우리 아빠 뭔 말쌈을 하시려고 장황한 서두가...??!!~
책임이란 내 선택에 대한 결단으로 쉬 물러설바엔 차라리 그 시작을 말아야한다.
우직함이 기교의 인간을 앞서는 경우의 실사례...부동산 투기 증권투자 등등...ㅠㅠ...

  일정 바뀌어 낼(월)은 수류탄투척 모레(화)는 40km 행군이라며 아빤 그것도 모르고

조금만 참아라 고지가 저기다 별의별 소리 다 해댔다..오늘 교회에선 쵸코파이 주디~??

  이제 끄트머리 한 주 남았구나............으라차 힘내라.......아들.....


  금방 산들이 큰누나 차 몰고 어젯밤 내려왔다 친구 결혼식 참석하고 올라갔다,
올 때마다 세차 해주고 기름 만땅 채워 줬더니 맛붙인 듯 싶다...다음부턴 어림없다.

  ~우리 아들 보고싶다.......많이 많이....사랑한다...안뇽~~~~.아빠 썼다~^*^(*)

    김기욱아빠0301016 조회 39 | 10.03.07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