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29-번외)
--------------10-3기 금차 3중대 40km지속행군에 관한 아빠의 견해~^*^
엄동시한 북풍한설 몰아치는 날 102보충대의 살갗을 에이는 듯한
찬바람 모퉁이를 아들놈 혼자 돌아서게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리며
어서 빨리 3월12일(수료식 날)을 끌어당겨 놓고 싶은 맘이 더욱 간절했던 건,
예년에 없던 한파와 폭설까지... 하루하루가 천년 같았었다~....넘 심했남ㅋㅋ
암튼, 눈비에 찬바람 분다고 나라지킴이의 본문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임을
익히 알기에 5주간의 빡쎈훈련으로 꽤나 고생 좀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왠걸.....
폭설 때문에 훈련일정들이 자꾸 바뀌는걸 보고 역쉬 군대 좋아지긴 좋아졌구나,
인권존중 어쩌고저쩌고 흘려 듣던 말들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
한 훈련병 아부지의 탁월한 추리력이 얼마나 훈련일정과 일치하게 될지
그런 것까지 깊이 생각할 바는 아니고.....
신병훈련계획표상 끄트머리 5주차엔 정신교육 인성교육 체력단련 후
모레(목요일)엔 종합평가를 반드시 치뤄야만 대한민국 육군기간병 양성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바, 근 한 달 동안 때아닌 폭설을 무시하고
훈련을 강행하다 경미한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당장 국방장관의 사과문 갖고는
어림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은 뻔한 일임에 폭설에 의한 훈련일정을
바꿔보고 돌려보고 별 방법을 다 동원해봤지만 그칠 줄 모르는 눈 때문에
훈련담당 허 중대장님으로써도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게다.
하지만 어쩌랴....국방부 시계바늘은 훈련수료일 코앞까지 차고 올라오는걸~
일정 변경한 오늘의 40km지속행군은 약식으로라도 강행을 했어야 했다
또 이렇게 설마 했던 폭설이 또 밤새 강원산간엔 40cm을 예보하고 있지 않은가,
악천후에 야외산행길 행군을 강행했다가 발목보호대 아니라 별의별 만반의 준비를
한다 해도 완전군장무게에 따른 하중 등으로 발목이라도 몇 명 삐끗한다면~......
별수없다 내일아침~, 전 훈련병 완전군장으로 연병장에 집합~~
"너희는 하늘이 도왔다....이번 기수 행군40km는 연병장 스무 바퀴
눈 밟고 도는 걸로 끝낼까 한다~"
"~~와...ㅉㅉㅉ~~ 우리중대장님 만세~!!!"
그렇게 을지신병하나대대 3중대 훈련은 막을 내길 것 같다(*)
추록)유난히 극심한 추위와 폭설에도 불구하고 5주간 신병훈련에 힘 써주신
군 관계자 여러분 모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3중대 1소대 16번 훈련병 김기욱 아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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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 내려라 더욱 내려라~~~...
훈련소 그 근방에 많이도 말고 50cm만 더 쌓여다오..
농촌들녘과 시골마을 길막힘없이 도로근방은 피해서 조금만 더 내려다오....
1977년 여름 기상관측이래 40년만에 무더위 찜통에서 아빤 훈련을 받았단다......
더위?? 너무 더우니까 훈련 교관나리님들이 더 그늘 찾아 주저앉고....
그래 어찌보면 편한 훈련이었단다...ㅋㅋㅋ..배곯은 것만 빼고....
이번 훈련 중 폭설은 하늘이 너희에게 준 선물이다...
사진보아하니..다 실내에서 영점조준사격훈련에..연병장에서 숙영연습하고......
침삼에 엎드려 훈련받는 놈들이 어딨다더냐...ㅋㅋㅋㅋㅋㅋㅋㅋ
힘들어야 아부지 은혜도 알고 편지도 더 쓰고 그러는데.........
아들놈 군대 훈련소 한 달동안 집으로 편지 한 통 달랑 보낸놈은 오직 너 뿐일게다..
낼 모레 17:00시까지만 쓰는 인터넷 편지가 인쇄 돼 전달된다는 사실만 아니라면
진즉 이 아빠도 편지 끊었을게다......
그래도 말이다..이 아빤 훈련사진으로나마.
무탈하게 군 복무 잘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다소나마 맘은 편하단다....
에휴~~....너에게 별말해봐야 안 통하고...
중대장님께 이번 40km지속행군과 관련한 아빠 견해의 글을 올렸단다.
그게 바로 아빠의 마음이란다....스캬..~!!!
정말 이상 기후 맞다야....여기 정읍에도 초저녁부터 제법 눈이 많이 내리고있다..
한 5cm정도..지금도 바람불고 계속온다..많이 춥쟈?? 사랑한다...아들....~!!!
......... 아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