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들아(34,35)

허석(虛石) 2010. 4. 12. 11:39

 3포대 이병 김기욱 아빠 | 조회 32 | 10.04.08 11:57 

 

   아들아~!

 

  봄 향기가 가득한  청명이 지난 지 이틀,
너 군에 입대한지 66일 두 달하고 일주일 엿새째다.
너 자대 배치받은 지 3주 4일째고,
너 제대일 592일 남았구나....
그리고 너한테 연락(전화)받은 지 닷새째~ 탁상 위 카렌다 보는 순간,
넌 이제란 표현에 난 벌써란 말로 받아치고 싶다....스캬...~
 
  동안 별일없쟈??...짜슥...~!!
그 동네 앞 뒷산엔 진달래꽃이 한창이쟈?
여기 정읍천변 벚꽃도 드디어 수줍게 움추렸던 가슴을 활짝 풀어 제꼈단다.
낼 모레 토욜부턴 나비같은 하얀 꽃잎이 폴폴 날릴 듯 하구나.

 

  카페사진첩에서 엿본 본부포대라는디는 참 좋은포댄가 보더라~

체력단련으로 족구와 길거리 수준의 농구까지 제법 신나 보이던데,

니네 포대는 만날 보초만 서고 탱크 청소에 또 뭐냐 대체 허는 일이 뭘까 싶다~.

 

  단 한 번 너의 놀라운 운동신경의 절정을 본적없이 너의 이야기만을 근거로~,

행여 생긴거와 달리 네가 운동치란 걸 알게 되면 니 체면 말이 아닐 듯 싶어

귀띔한다. 운동 할 땐 그냥 몸을 날려라~...강인한 군인정신으로~
군인은 못하는 게 없는 게 군인이란다.

 

  아직은 젤 쫄병이라...

개인적인 생각과 판단을 행동으로 옮기기엔 좀 버거움이 있을 듯 싶다만,

그래도 자기 개발을 위한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싶구나,

시간은 빠르게 간다~.
이젠 선임들과 친분도 쌓고 대화 나눔에서 긴장이 풀릴 듯한 시간인데
아직도 내무생활 빡쎄게 굴리냐???....

 

  기압 바짝 든 절도있는 동작과 말씨에 힘을 더 넣어 목소리를 크게 하면
선임들 좋아할 게다, 몇 명 안 되는 선임들 눈에 들지 못한다면 전역 후
사회생활 또한 똑같이 답습된다는 거 잊지 마라~.

 

  네 인생의 삶을 농작물에 비교한다면 군대는 묘상과 같은 거란다.
긴긴 어둠에서 싹을 틔우기 위한 몸부림과 그 싹이 틀스러운 뿌리를 내리고
다시 들녘으로 옮겨져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과정을 니 군대생활에 접목해 보렴,
그럼 답이 보일 게다~~~...

 

  월욜날 손편지 써 보냈는데 봤냐??? 점심시간 된다,
선임들 눈치 안 채게 왕거니 슬쩍 식판에 옮겨라~ 그래도 설마 뭐라하겠니??
지들도 다 쫄병 때 설음 기억하고 있을 건데~~ㅠㅠㅠㅠ~~~

          --아부지 썼다..오늘밤엔 목소리 한 번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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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포대 이병 김기욱 아빠 | 조회 31 | 10.04.09 11:34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습디다.
벌써 한 달째 결론이, 그렇습디다.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 육군,
가족들에게 군사비밀을 제외한 병영생활 낱낱이 공개
병사들의 개인권 및 자유여가활동(인터넷 등)보장
그렇게 알고 또 믿었습니다.
다른 부대는 몰라도 우리 6123부대 만큼은~,

 

  첫 외박 때, 외박 근황 카페에 올려야 한다며
반드시 인터넷 연결된 숙소라야만 된다기에~,
열린 부대란 안도감에 흐뭇 짜릿 찐한 감동먹었던 가족들.....
그런데 왠 걸~...
아들놈 자대배치받은지 벌써 한 달,

 

  을지신병훈련소에서도 아빠가 올린 Ucc에
열람 보고간 흔적 댓글 남기게 하던데~??!!,
자대배치 후 첫 외박 바깥에서 카페 열어 본 이후
지금까지 부대 내에서는 흔적조차 없으니(증거자료 아래)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이 놈이 뭘 잘못해서 이러나 카페 회원정보 검색결과
검색1)닉네임 아이디: 3포대 이병 김기욱   회원등급: 6123)병사
가입일: 2010.03.17   
최종방문일: 2010.03.27(첫 면회 외박 날 임~ㅠㅠ~)

 

  컥~, 같이 자대 배치받은 동기병사 역시,
검색2)닉네임 아이디: 3포대 이병 김지환   회원등급: 6123)병사
가입일: 2010.03.17   
최종방문일: 2010.03.27(첫 면회 외박 날 임~ㅠㅠ~)

 

  신입병사에 대한 본 부대 적응을 위해 불가피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지만,,,, 이제 한 달 지났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컴 앞에 앉을 수있는 기회를 주심은 어떠실지??
카페는 공유와 개방에 그 의의가 있다는 개인소견인데, 아닌가요??
  ****주)웃자고 쓴 글입니다.....넘 부담 느끼지 마십시오...
6123부대와 더불어 동해충용흑곰 카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들~!!!
  신바람나게 군 생활 야물게 잘하고 선임들 존경하며
말 잘듣고 잘따르며 검은 것도 희다하면 그렇다 험서 잘혀야한다,
근디 너희 부대 전화기 다 고장났다냐??~~스캬~~(*)...~아빠 썼다~
    ***흐르는 곡:Morir De Amor(죽도록 사랑해서)/Dya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