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빠 일기장

허석(虛石) 2011. 10. 14. 14:14
    하계휴가 첫날 아들과의 둘만의 여행을 하고 싶었다. 생각지 못한 아내의 선뜻 승낙과 함께 "기욱"이를 데리고 기차 여행을 하기로 했다. 기차 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꽤 오래다. 오후2시 새마을호로 목포에 갔다. 올라오는 차표는 욱이가, 바닷가에 있을 시간이 짧으니 밤 9시차로 정하자는 내가 미쳐 생각 못한 말을 한다. 제법 컷 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지나친다. 배를 타고 이 십 삼년 전에 군대 있을 때 신안 앞 바다 유물 발굴 작업시 들렸던 용당동에 들렸다. 군함도 보여 주고 게도 잡고 옛 추억도 회상하며 왔던 뱃길 다시 두 시간만에 올랐다. 그리고 아들과의 둘이 하는 저녁식사 시간, "어찌 그리도 쏙 빼다 닮았디야~!" 마음씨 좋은 식당집 아줌마의 덤으로 얹혀주는 갈치토막의 자상함도 좋았고. 목포역 앞에서 먹는 팥 빙수는 값도 싸고 량도 많아 부자지정이 돈독해지는 귀한 시간을 함께 했다. 아들에게, "너는 이렇게 좋은 아빠가 있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그 이야긴 너무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 다른 말을 더 할 수 없었다. 밤 기차 안 무릎에서 아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정읍 역 앞으로 아내가 차를 몰고 지 누이와 마중을 나와 있어 더욱 좋았다. 2000년 팔월 초 이렛날~~..

  오랜만에 닳은 갈피 아빠일기장을 넘기다 보니 이런 게 보이는 구나.
지금으로 부터 만11년하고도 2달 전,
네가 열 한살 초등학교 4학년 때 더라
그러고 보면 너와 나의 인연도 참 끈끈하게 잘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아쉬움이 있다면 너 군대 병장쯤 됐을 땐 어떤 모습일까 하고
한 줄 그런 모습도 그려 넣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힘든 군대에서의 마지막 훈련 이제 다 마무리 하고
여여한 시간 속에서도 딱 한가지 앞으로의 네 비젼보다는
지내 온 군생활 중 부족했던 것에 대한 반성의 시간이 더 필요하단 생각인데 네 생각은 어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