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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사람

허석(虛石) 2012. 2. 9. 11:30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봄날, 하늘거리는 꽃잎위로 비가 내리듯 꽃같은 얼굴로 시멘트로 둘러 쌓인 사각공간에 봄꽃향기 가득한 내 고향 동산에 두고 온 술래처럼 감골 터에 살며시 찾아 든 당신. 비 개인 오후햇살처럼 아름답고 뜨거운 열기 뒤 불어오는 산들바람같이 고맙게 눈 내린 겨울 피워 놓은 모닥불같은 따뜻함으로, 빈틈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내 일상에 당신은 부족한 내 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내 주위에 항상 공존하는 공기처럼 더할 나위없이 친밀함으로 나를 지켜봐 주고 감싸 안아 준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생을 살면서 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그 동안 나로 인해 마음 언짢은 일이 있었다면 바닷가 모래밭에 새겨진 발자국이 밀려오는 파도에 흔적없이 지워지듯, 아주조금 남은 그 기억 마져도 바람에 날려보내 주셨으면 합니다. 먼 기억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처럼 영롱한 당신의 기억이 말라버린 우물 속 같은 나의 마음에 바람부는 날 오래도록 그리워하다 핀 한 송이의 해바라기 꽃 되어 나뭇잎의 떨리는 기다림으로 나의 가슴속에 잔잔히 여울집니다. 언젠가는 우리기억의 뇌파 속에서 홀연히 잊혀지는 낙화와 같이 흔적없이 사라지는 저녁 노을이 될지라도,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는 잎새의 간절함으로 한줄기 햇살의 넋을 가슴에 묻고 당신이 남겨 준 자그마한 눈빛마저도 기억하겠습니다. 이제껏 지난 온 나의 모든 것들이 아득하게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갑니다. 진실로 진실로 부덕의 저를 배려해준 당신에게 내가 보여 준 관심은 너무 보잘 것 없음에 안타까워하며 당신을 기억하려 합니다. 그리고 훗날 아주 훗날, 우리 서로 길을 가다 마주치면 정겨운 눈 인사로 따뜻한 차 한잔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내 주위의 익숙한 풍경들과 나와 함께 한 당신 그리고 내가 앞으로 소중하게 간직해야할 사람들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갈 것임에 오늘 햇살은 더욱 눈부십니다. ***금차 정기인사로 전출하신 네 분 직원님께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