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논 아버지 허석(虛石) 2014. 5. 11. 00:04 아버지~!(20140510) 아버지 가신지 벌써 스물하고도 한해가 지났네요.그 동안 잘 지내셨죠?올해도 어김없이 아버지 앞마당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하네요. 장손녀 세라는 정읍시관내농협 1등으로 합격올 초 정읍농협지점 부 지점장으로 발령 받았고요.증손녀 연우 증손자 승우도 같이 옆에 같이 있습니다. 연우는 중학생이 됐구요. 승우도 이제 4학년 하루 다르게 잘자라고 있습니다. 유서방 수학학원도 그런데로 잘 되는 것 같네요. 세라는 집에오자마자 아랫방에 들어가 퍼질러 자는지, "세라야~! 할아버지 뵈러 가자" 아무리 소릴질러대도 대꾸도 않네요, 참고해 주세요. 아버지 손톱 발톱 깎아 드리던 둘째 손녀 세희도심성좋은 박서방과 함께 찬혁이 다온이 데리고어김없이 아버지 좋아하시던 쵸코파이 사 왔네요. 초등학교2학년 찬혁이는 입학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 올 백점을 놓친적이 없다하고, 일곱살 유치원 다온이는 외증조할버지 닮아 지 이름을 참 예쁘게 쓰네요. 아버지가 예뻐했던 양념딸,정옥이 누나는 지난2월 농협정년대기로 6월말 정년퇴직이라네요. 대과없이 건강하게 정년을 맞게 된 건 다 아버지 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지팡이 짚고 전주까지 가셔서 3만 원 주고 이름 지어주신기욱이 전역 후 공과대학4학년 이제 스물 다섯인데,엊그제 어버이날, 정다운 요양병원 엄니, "나, 기욱이 장가는 건 보고 죽어야겠다." 며, "니형이 내 핸드폰 고쳐온다더니 뭐하는가 여태 안 가져온다" 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아버지 가시던 날 형님과 함께엄니 가시면 함께 묘비석(詩碑)올려 드리겠다는 약속,올 해도 못 지켜 드릴 것 같네요. 아버지~! 형님네 우리집 장손 정민이, 누나네 자영이, 그리고 저희 산들이까지 치뤄야할 큰 일을 미루고 있어 저희 삼형제 내심 걱정이 됩니다. 늘 자신만만 걱정말라는 둘째 달해까지, 지들이 다 알아서 한다는데, 아무래도 아버지가 좀 도와 주셔야 겠네요...꼭~.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아버지 계셨으면 그렇게 말씀하셨을 텐데, 이렇게 신평리 텃길은 올 봄 시멘포장에서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정리가 됐네요. 9년 전(2005년) 아버지께 올려드린 밥(진지)상입니다. 오후시간 위생관념 전혀 무시하고 전 반죽을 주물럭 거리는 세희, 그리고 연우가 전 반죽 발라 후라이팬 위에 올려놓고 둘째 며느리는 누나와 함께 막걸리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전 뒤집기만 했다는 것도 기억해 주세요.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좌측 세번째 줄 쵸코파이, 아버지사진 액자틀을 전주 세희가 챙겨와 예쁘게 바꿔드린 거 외에, 이런 이런 자세히 보니 전, 굴비, 병어, 홍어찜, 고기전 위에 계란장식이 빠졌네요. 아무래도 큰며느리도 내년이 칠순이고, 그 때나 지금이나 둘째며느리는 변한게 없으니 아버지가 이해를 해주셔야 겠습니다. 이천에 사는 세정이네와 누나네 서울애들 그리고 저희 애들은 아버지 기념일에 참석을 못했네요. 매달 한 번 칫과교정차 서울행을 선택 불참한 기욱이는 형님께서 아주 싸가지없는 놈이라며, 이번 추석 할아버지산소 벌초전담명령하였으니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세희 부탁으로 추록합니다...2007년도 였습니다. 전북일보 [2007.10.01(월)] [그리운 사람에게 엽서 한장] "아버지 잘 보살피던 세희가 마음 바른 청년 만났습니다" 당신이 심어 놓은 석류나무에는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홍옥보다 영롱한 붉은 열매가 알알이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 “이웃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라”는 당신 안에 키우시던 말씀을 제 안에 나무처럼 심어 주시고 머나먼 길 홀로 떠나신 아버님, 이렇게 석류가 익어 가는 계절이 찾아오면 세월의 저 편에 묻어 둔 그리운 추억의 조각들이 낙엽처럼 쌓입니다. 저 어렸을 때, 이십리도 넘는 자갈 깔린 신작로 길을 걸으며 등에 업힌 제게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행복한 왕자를 들려주시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생활을 통해서 행복을 찾는 길을 설명해 주시던 아버님. 휘어짐 없는 아버님의 가르침으로 바르게 자란 둘째 세희 소식 궁금하시지요?. 아버님 자리 보전하고 누워 계실 때 손톱발톱 깎아드리고 발 씻겨드리며 말동무를 해 주던 그 심성 고은 세희가 아버님 음덕으로 몸 건강하고 마음 바른 청년을 만나 별처럼 빛나는 아들 찬혁이를 낳았답니다. 이번 추석에 그 아들 데리고 아버님을 찾아뵙는다고 하니 그 녀석들 한 번 봐 주세요. 먼 훗날 다시 만나게 될 그리운 아버님(*) *김종성(시인)/전북 정읍시 북면 신평리 270번지 전북일보 10월1일자 18면 아버님께 드리는 울 형님글. 찬혁맘아..너그 아덜 신문났더라~^*^ 이제 아버님과 또 작별인사들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다음 소식 전할 때까지요, 아버지~! 보고싶습니다(*) 저작자표시 비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