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밭 씨암탉 허석(虛石) 2015. 12. 27. 17:49 토종씨암탉의 최후~... 크리스마스 연휴 사흘여정으로 서울에서 큰애 산들이네와 둘째 달해와 남친 금의환향 O식이~ 그리고 막내 기욱이까지 온 가족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못 다한 아쉬움 털어 버리자며 준비한 케익 앞에 젤 먼저 입맛을 다시는 놈 애물단지 딩동이~. 새해에 챙김과 이룸의 일들이 다소 능력에 부쳐 욕심스러운 부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포부라도 야물게 가져보자는 다짐의 불을 밝혔다. 그리고 입가심의 키킨과 족발~, 2박3일의 일정시작~. 다음날, 지난 가을 실행 보류했던 토종씨암탉, 이른 새벽 6시~, 지상명령이 시달됐다. "에~이, 아침부터 무슨 닭을 삶아 멕인다고~?!" 차마 뱉어 내지 못한 말 목안에 감추고~. 내장산 아래 지인형님의 소개를 통해 두 집 걸러 안심하고 믿을 수 있다는 순토종씨암탉~, "아빠~! 이건 닭이 아니라 타조만해~" 둘째 말을 받아 아내는, "진짜 토종씨암탉은 한 두해 묵어야 좋댄다~, 당신 마트에 가 전복 좀 사다 주지...큰걸로...빨리~" "왠 전복? 마늘 넣고 그냥 삶어~ 아직 문도 안 열었겠구만~" 심상찮은 아내눈빛 피해 두 번 거절 못하고 다시 집을 나섰다. 이른시간 집 옆 마트는 문 열 생각을 않고 있었다. "압력솥이 왜 이렇게 작은지 모르겠네~" 아내의 투정 속에 아점으로 챙겨진 밥상.... 가운데 토종닭에 밀린 쩌기 한 켠 우리 토종한우는 어찌할꼬... 다음날엔 담양으로 슝....쇠주와 처음 알게 된 막사(막걸리와 사이다의 조화) (한우&찹쌀탕슉 등 등 계속) "아빠! 예쁘지, 예쁘지? 오빠가 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래~" 모 TV주말드라마에서 그 여주인공 목걸이라며 자랑하는 큰놈, "야 별로다야~ 일반목걸이에 노란 구리토막만 매달았구만~" 집에 올 때 아무 것도 가져오지 말랬더니, 이번에도 순종하는 자세로 빈손으로 내려온 놈에게 덧붙여 "산들아~! 그거 다음주쯤 인천에 배 들어오면 삼천 원이면 산다" 속이 후련하다.. 문젠, 남자가 째째하게 한 마리 사 왔다는 후환에 두 마릴 샀더니... 그냥 한 마리만 샀으면, 이 놈은 지금쯤 온 산 솔씨 찾아 노닐고 있을텐데... 조금 미안한 맘으로 조기 생을 마감한 토종씨암탉님께 인순이의 "이토록 아름다웠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