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추카~!
섣달 스무 여드레~!!
가락국 김수로왕(金海 김씨 삼현파) 73대 손으로,
행정공무원인 아버지(永鎭)와 현재 까지도 양반 규수가,
쌍놈인 金海 金氏에게 시집왔다고 말씀 하시는,
인동 張씨(鉉之)의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다.
그 해가 단기로는 4290년(丁酉)정월 초하루 서기 1957년 1월31일
부뚜막에서 검은 솥단지 저녁밥 뜸들이는 시간에
産苦느낀지 서너시간 후에 세상에 나왔으니
아마 역추적 결과 時는 술시(戌時)인 것 같다,
그래 지금까지 생일 챙기기 힘든 설날이었다,
아버지는 정읍에서 제법 용하다는 작명가에게
쌀 서말 주고 만(萬)가지를 이루며 살라고 萬成(만성)
이름받아다 호적 입적했다.
위로 형과는 열다섯 차이고 누나완 두 해 터울이다.
괴테(Goethe)는 말했다,
"여성적인 것이 인류를 구원한다고...."
"어디~, 내년에 두고 보자" 이빨 갈며 나는 노래를 부른다
생일전야도 아닌 이틀 앞당겨 챙긴 생일에...
"어머니~ 왜 날 낳으셨나요~,한 대엿새만 늦게 낳으시지~.
정월 초하루~!!
여든여섯의 엄니 이젠 나이가 많이 드신 것 같다.
"애야~,에비 미역국이라도 끓여라~"작년 설날 아침엔 잊지 않고 계셨는데,
며칠 전부터 아빠 생일,작은아부지,외삼촌 생일이 설날이라고
문자 메세지를 통해 반복 주입을 실천했건만,
과년한 둘째조카 예비 실랑감이 점심때 인사 드리러 온다는
들뜸에 쉰번째 내 생일은 그렇게 묻혀 버리고 말았다.
점심시간 지리산 소도둑동생같은 놈이 찾아왔다.
혼자 사는게 편하다며 지 부모 애간장을 다 녹이더니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올 4월초에 5남매 큰며느리로 들어앉는단다.
어쩌랴 맘에 들던 말던 축하해줘야지,
순간,
"참 오늘, 우리 작은아빠 생일이지 축하파티하자~,
작년에 3천원씩 냈응게 올핸 전부 새뱃돈에서 5천원씩 걷자~"
다섯살박이 조카손녀는 작은하찌 생일축하 케익 소리에
받은 복돈에서 만원지폐를 휘딱 내밀었다.
벼룩이 간을 빼지,
총 11명 55천원을 챙겨 둘째 조카가 서둘러 나선다.
"케익은 생크림으로 사 와라~" 아내는 참 자상하기도 하다.
"생 크림 케익 사면...그럼 이번에도 양말 세컬레~!, 에휴~ㅎ"
서기 2006년 1월 31일 아침
"오늘이 양력으로 진짜 내 생일인데, 미역국 안 끓였어~?"
"무슨 생일을 두 번씩이나 챙긴디야~"
순간, 식탁에 있는 냉수에 밥을 말아 버리고 싶었다.
"나 갔다 올게~!"
"에구~, 기욱아~ 니 아빠 또 삐졌다~!"
"~~~~~!!!"
일기예보엔 분명 눈이 내린다 했는데,
내가 달리는 작은 행복 차창엔 빗방울이 흘러내린다(*)
바보처럼 울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