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밭

어리석은 이별

허석(虛石) 2014. 8. 17. 11:32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너 아니면 안될 것 같았고,
니가 이세상에서 젤인 줄 알았는데,

나에게 참 좋은 친구로 몇 년간
그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 함께 한 시간들 접고
이렇게 쉽게 내칠 수 없는 건데, 사람 맘이 이래서야 원~.

막내 놈 군 훈련소 주말이면 호주머니 안에서,
자대배치 후에는 원망의 눈으로 바라봤던 죄없는 폴더 폰.
또 사무실에서는 진동음에 문자 수 발신을 위해
몇 분에 한 번씩 들락날락 그렇게 내 곁을 지켜 줬는데.

왜?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냐는 의아한 시선들,
PC와 인터넷은 물론 개인 블로그까지 그렇게 잘하면서
유독 폴더폰을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둥,
사무실 직원들과 친구들 심지어 두 딸과 아들까지 합세.
큰 불편이 없었다, 사용하기 편리했다 그리고 정도 들었다.
한 번 내 품안에 들어오면 잃어버리거나 놓치는 일 없는
좋게 말하면 소심하고 나쁘게 말하면 결벽이랄까! ㅠㅠ

암튼 삼실에서 젤 마지막으로 또 친구들 중에서도 젤 끝으로
결국 둘째의 중계와 큰애의 결정에 의해
이렇게 지들이 어떻게 아부지 맘을 다 안다고
절대 바꾸면 안 된다는 배경화면은 물론,
편리기능까지 지들 맘대로 올려 보내 왔다.

요즘 6인치를 넘어 7인치 화면이 대세라고 박박 우기는
큰놈 의견 절대 사절하고, 인터넷 검색과 주변 곁눈질을 통해
나름 젤 작은 아래주머니에 쏘옥 들어가는 한 손 기능사용이 불가능하면
바꾸지 않겠다는 강한 내 주장이 결국 먹혀 들어 이렇게 젤 작은 *4 미니.
돌이켜 보면 어둡고 슬픈 소식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의 소식을 내게 더 많이
전해줬던 정겨운 친구를 이렇게 보낸지 며칠, 그냥 한 두 해 쯤 같이 더 갈 걸...
흐르는 노래제목처럼 어리석은 이별의 우를 범해 버린 건 아닌지~(*)
☆흐르는 곡: 어리석은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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