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리 집안 화단가에 심어 놓은
석류나무꽃 보기가 좋다 하신 아버지!
생활을 통해 행복을 찾는 게 인생이라며,
“이웃과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라” 는
당신 안에 키우시던 말씀 나무에 심어 주시고 길 떠나신 아버님,
이렇게 석류가 익어가는 계절이 찾아오면 세월의 저 편에
묻어 둔 그리운 추억의 조각들이 낙엽처럼 쌓입니다.
아버지 가신지 24년이 지난 오늘에야
석류나무 한 그루 가져와 소식전합니다.
"달해야! 큰 아빠 나이들어 이빨 빠지면 해 줄래?"
"좋은 대학가서 돈 벌어 꼭 큰아빠 이빨 해 줄게~"
형님 무릎에 앉아 쫑알대던 둘째가 형님 가신지 두 해,
공무원 평균합격률1.8%의 슬픈나라 공시족 벗어나
100:1 경쟁 뚫고 할아버지와 큰아빠 뒤이어
성남시(분당)에서 공무원 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같이 왔습니다.
몇 년째 같이 온 '달해' 껌딱지는 '달해' 권유에 다니던
3년 직장 때려치우고 성남에서 경찰공무원 3년 차 라네요.
양가 상견례도 마쳤으니 햇살 좋은 늦가을이나
내년 봄쯤 보내 줘야 할 듯 싶습니다.
작년가을 돌연 다니던 직장 14개월만에 그만두고
8개월 독서실 찾던 막내 '기욱' 이도 공과대학 지 전공에 맞는
자동차부품 연구개발팀에 발령받아 두 누나들 가까운
평택에서 수습기간 두 달이 지났습니다.
네 살 때 어렴풋 할아버지 무릎에서 까끌한 수염을 기억하는 막내,
지팡이 짚고 전주까지 가셔서 이름 지어오신 '기욱' 이
벌써 스물 여덟 살입니다.
'산들' 이는 90일 출산휴가에 3개월 육아휴직 후,
시댁에 '하린' 이 맡기고 지난달부터 출근했습니다.
닭살스런 '산들' 이의 근황은 위 아래사진으로 충분할 것 같네요.
오늘밤엔 베란다에 불판깔고 삼남매와 두 사위 둘러앉혀 놓고
아부지와 엄니 그리고 형님 그리운 마음 삭혀 볼까 합니다,
아버지와 형님에게만 말씀 드리고 울 엄니 안 챙긴다
글찮아도 삐지기 좋아하는 울 엄니, 많이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