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국민학교
줄 반장에 공부도 제법 잘했습니다,
읍내 중학교
장학생을 겨냥하고 시험을 치뤘지만
택도없었습니다.
2.5대1 경쟁 뚫고
고등학교에도 진학했습니다.
이번엔 돈이 없어
대학2학년 등록 못하고 자원 입대했습니다.
3년지나 군 제대하면
세상이 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쉽게 취직은 했습니다
그 대신 봉급도 보너스도 작았습니다.
내 주제에 천직이라 생각하고
하고싶은 일 다 접고 한 우물만 팠습니다.
야근도 했습니다.
숙직도 도맡아 해줬습니다.
주말에도 공휴일에도
부르면 달려나가
무릎 꿇고 술잔 올리고
무릎 꿇고 술잔 받고
오바이트 해 가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김밥말고 아부도 했습니다.
독서실 3년씩 전전하며
30대에 서둘러 진급도 했습니다
봉급이 늘어난 만큼 똥배도 나왔습니다
이젠 윗사람도 없고 아래분들 뿐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야근도 안 합니다
숙직은 무인경비로 대신합니다
주말 공휴근무는 시간외수당 줘도 안 합니다
사정해도 술자리에 오지 않습니다,
잘 버텨 정년까지 살아 남으려면
이제부터 아래 놈들에게 김밥말고
또다시 아부도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