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받은 것만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虛石/씀
앞만 보고 냅따 달렸습니다
엎어져 무릎 까지고 팔꿈치 깨지며
뒤돌아 볼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내달렸습니다.
골인지점을 두 세발 남겨 두고 뒤돌아 보니
나를 뒤따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분명히 함께 출발했던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 난 당황했습니다.
어쩐 일일까 !
모든 것이 뒤죽박죽 눈 앞이 캄캄했습니다.
퍼뜩 다시 고개를 돌려 앞을 봤습니다.
먼저 달려온 저희들끼리,
깔깔대며 웃고 있는 그들이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앞질러 달리고 싶은 내 욕심이
그 오만불손함이 내 다리를 붙들고 있어
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함께 손잡고 있어
넘어지지도 다치지도 않고
나보다 먼저 골인지점에 도착한 것이었습니다.
또 한번 이제 내 작은 맘들을
하나 둘 추스릴 때 인 것 같습니다.
얻은 만큼 잃을 수 있음에
버려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적어도 내일 모레까지는
한해동안 내가 준 것 보다
받은 것만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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