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논
"아버지의 사다리"
몇 날 새벽잠을 깨우던
톱질과 망치소리로 남은 아버지의 유적은
완강한 집념으로 완성한 사다리다.
세월의 포자가 핀 쇠못
쇠처럼 단단하다는 자작나무에 박힌 대못은
임종 앞둔 아버지 육신처럼 헐렁하다.
세월이 덧칠한 낡은 사다리 발판은
아버지와 우리 삼남매을 합한 숫자로
아버지의 손목 같은 사랑이 새겨진 암호다.
절벽의 옆구리처럼 힘겨운 세상에
힘 풀린 다리가 무거워 지면
속 깊은 정성이 촘촘히 배인 발판에 올라
사다리 높이만큼 가까워진 아버지를 느끼며
그리움에 눈물 담은 뜨거운 안부를 띄운다(*)
*장남 올림/그 중에 그대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