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3부대 지휘관님께 드립니다♣
며칠~, 병사의 고향 땅 남쪽마을엔 영농준비로 바쁜 모습들과
들녘 끝 자락 둔턱과 먼 산엔 봄꽃들로 하얗게 수놓고 있는 이때,
황무지로 소개됐던 엘리엇은 4월을 잔인 달이라 말했고
모 시인은"껍데기는 가라"며 4월 혁명의 잔인한 사월을 노래했으며,
피천득 시인도 잔인한 사월을 수필로 노래했었습니다.
이렇듯 유난히 길었던 겨울 밀어내기와 함께 온 국민의 비통함 속에
백령도 PCC-초계 수원함 참사와 관련 온갖 억측의 군 관련기사로
매스컴과 인터넷을 뜨겁네 달구며 어수선한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 셋만 모이면 군대이야기의 허풍선이에 길들여진
군부대 위병소도 거쳐 보지 못한 엄마들의 땅 꺼지는 한숨소리들~,
"저희 아들은 체격에 비해 체력이 겁나게 약합니다.
누나와 형제 단둘뿐이라~, 아들 하나뿐이라 심성여리게 컷 습니다.
참는 것도 부족하고 식성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많습니다".
달 포간 을지신병훈련소 카페우체통의 후렴구~ㅠㅠ~,
우리 민주화 군대를 여느 수용소 정도로 폄하하고 있는 건 아닌지,
면밀히 따져 보면 군대보다 바깥 일반교통사고 및 각종 안전사고와
관련 인사사고율이 훨씬 높은데도~, 군대니까~!!!
이를 씁쓸하게 바라보시는 대대장님 이하 군부대 지휘관 여러분의
노고에 어떤 감사의 글을 드려야 할지 망설임 끝에 글월 올립니다.
새 천년 이후, 한 시간 동안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봐도
날씨 추워 군부대 아들에게 내복 사 보낸 부모없었으며,
무자비한 동계 훈련으로 병사들 손발동상으로 병원신세 졌다는
이야기 듣지 못했으며, 열사병으로 쓰러진 병사 또한 없었습니다,
못 먹어 영양실조로 급 영양식 만들어 가져갔다는 부모도 없었습니다.
내무실마다 배치된 대형TV와 인터넷이 연결된PC 복도 끝에 설치된
공중전화에 수시로 연락 할 수 있는 행정실 전화는 필수 사항으로,
"우리 부대 지휘관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선임과 뜻이 맞지 않습니다,
군대 반찬은 맛이 없어요, 훈련이 힘들어요, 자유가 없어요~".
그래서 머리에 바를 무스가 필요했고, 숨겨 간 핸드폰이 소중했으며
얼굴 팩을 요구했으며 썬 크림에 로션이 필요한 요즘 병사들입니다.
조국 수호의 최 일선에 계시는 지휘관님~!
지난날 아빠세대의 아픈 과거를 미담으로 치장 할 수는 없지만,
좋아진 군 부대에서 채 스물 두 달도 다 채우지 못하고 뛰쳐나갈 놈들
이 놈들도 다 삼 십 년 쯤 후엔 저와 똑같은 글을 쓰게 될 겁니다.
"요즘 군대, 이게 군대냐고~~"
철부지 없는 신세대 병사들과의 병영생활을 꾸려 가기엔 많은 고충과
어려움도 함께 하시겠지만, 어찌하겠습니까?
대한민국 지킴이의 역사를 함께 써 갈 놈들은 결국 이 놈들 뿐이니
철부지없는 아우의 모습이려니,
고운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고 지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군 부대 대대장님 이하 지휘관님 모두의 노고는 전 국민과 함께
저희 아빠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힘들 내십시오~!.
대한민국 육군 6123부대의 발전과 지휘관님의 모든 가정에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늘 행복하십시오~^*^.
***3포대 이병 김기욱 아빠 올림***
♣♣흐르는 곡: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