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빛 억새처럼♥
갈바람에 은발 날리며 산이건 들이건 철로변이건
척박한 환경도 마다 않는 착한꽃
꽃 중에 지는 꽃이 아름다운 건 억새꽃이 으뜸이다.
은빛 억새꽃을 닮아 가는 나
언제부터인가 머리에 서리꽃이 피기 시작했다.
서걱거리는 거칠어진 손가락마디
얼굴엔 잔주름 늘어 가도 밉지 않은 건
거친 삶도 마다 않고 일어선 오늘의 당당함
은빛 억새꽃 닮아서이다.
하루해 마감하는 석양의 고독한 아름다움이듯
은발이 더 아름다운 억새의 황혼이듯
나도 그런 황혼이 아름다운 삶이고 싶다(*)
(문학세계 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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