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일(공달 칠월초사흩날)토욜날
지난 5월 둘째조카 결혼식 이후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앉았다.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큰댁 조카들이 이천과 전주에서 내려와
마침 누나네 애들까지 모인김에 조카애들이 자리를 마련했다.
젤 끄트머리 큰놈 산들이의 빈자리가 허전하다.
늦게배운 도둑이 날샌지 모른다고...서른다섯까지 고집하더니
결혼식 다음날부터 입덧이 온 조카,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금새 알 수 있단다
아들같다는 천기를 누설한 산부인과 의사 말에,
딸이길 바랬는데 아들이라는 소식이 별로라면서도
큰아들 몫을 다한 듯 입이 귀에 걸리는걸 보면..허세와 넉살이려니 싶다.
지금 그 마음 조카에게 사랑으로 다 쏟아주었으면,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이었다.
기욱이는 할머니 곁자리에 앉아 차곡차곡 배를 채운다...
"오늘이 내새끼 생일이여~?, 칠석날잉게 지났는디..양력이라 난 잘모르것다~"
엄닌 막내손주의 그 모습이 어지간히도 이쁜지 자꾸만 기욱이 앞으로
음식을 가져다 놓기 바쁘시다..
그 옆 뒷쪽의 전기 콘센트가 불안해 보인다.
"뿌~지~직~~팟~"
그렇게 먹어댈 때 부터 알아봤다.
기욱이 몸을 뒤로 제끼는 순간,
에어콘 연결 전기콘세트 누전에의한 합선으로 생일빵을 야무지게 치룬 기우기~
"야~얼릉 119불러~"
"아빠 먼 119여 암시랑 안커만~"
산들이가 정성으로 사서보낸 T셔스에 불구멍이 뻥..그리고 등이 약간 데인듯.....
둘째 달해는 즉각 서울 산들이에게 전문, 상황설명.
연신 미안하다고 허리 굽히는 쥔장 뒤로하고...............
2차 자리를 집으로 옮겼다
"얼릉~, 기우기 삼촌집 고슴도치 보러가게~" 조카손녀 연우의 보챔으로
둘째 조카사위가 준비한 케잌을 들고 열일곱번째 맞는 기욱이 생일파티를 위해...
생일케익 나눔하고 아껴둔 양주까지 꺼내놓고,,,,,,,,
"처남 자네가 노랜 쪼금허긴허는디 내노래에 비허면 그건 노래도아니지..~,
오늘 내노래 들어볼래~?" 조카들은 눈빛 오가며 지네들끼리 뒷풀이를 계획하고
있는듯 한데 눈치채지 못하고 노래방을 고집하는 매형의 의견은 아무도 귀담아
듣지않는다....
"기욱아~, 오랜만에 할머니와 사진한장 찍을래~?"
1921 신유(辛酉)년 섣달 열이렛날에오신 엄니,
1940 스무살 경진(庚辰)년에 아부지 만나,
1957 서른일곱 정유(丁酉)년 정월에 막내로 날 낳으시고,
1990 일흔되던 경오(庚午)년 칠월칠석날에 막내손주 기욱이 첫만남에서,
"내강아지 국민학교들어갈 때까지 내가살려나~..!!!"
지금까지도 부처님 공덕으로 칠석날에 기욱이를 주셨다고 고집하시는 울엄니,
"기우기 대학들어갈 때 까지는 내가 살아야 헐턴디...."
"엄니, 앞으로 10년만있다 스물일곱에 기욱이 장가보낼건데,
그때 기욱이 여자친구 델고오면 엄니 차고있는 금시계 물려줄겨~?"
"망칙허게 내가 그때까지 살어서쓰것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