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밭

디스크수술

허석(虛石) 2008. 8. 19. 22:33
    아침 일찍 모처럼....우등고속버슬탔다... 내려올땐 말로만듣던 그 ktx도 한번 타봐야겠다... 지나가면 다시오지않을 단한번 일년의 하계휴가를 물건너 보내려했던건 애시당초 꿈이 너무 야무졌나!!!??? 그렇다고 여름 다 지나가는데 그냥 보낼순 없는일인 듯.. 에라~...서울로 방향을 잡았다... 날씨도 많이 서늘해짐을 느낄수있다....역쉬~..서울은 좋은디니까.. 일년반넘게 정읍시내를 두루 섭렵(涉獵)하고 전주&광주 1년넘게 돌아다녔는데.... 아 글쎄....그 통증 정도의 기준이 어디쯤인지~ 이정도 아프면 참을만 한건지 아니면 잘 참고있는건지~ 결국 큰놈 근무하는 병원으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순발력이 뒤지진않는데도...이거..촌놈 어디서 뭐부터 챙겨야 할지.... 검사할 항목도 많다...순간순간 계산도 해야되는데.... 그래도 딸덕에 신통방통 매번 계산할때마다 30%씩은 깎아준다. 대여섯가지 검살끝냈는데도 낼 밥굶고와서 또 한번 검사하고...내려갔다가 담주 수요일에 간단한 짐챙겨 들어오란다....... *****8월19일 밤은 두딸램과 서울에서...이렇게***** 굶고 오라고해서...물한방울 안먹었다. 오른쪽 팔과 손 여기저길 바늘로 찌르고 전기충격을 주고, 에휴~ 이번엔 불안감 조성하며 등짝에 주사를 놓고 엎어찍고 뒤집어찍고, 엎어져 이번엔 헛기침을 10분넘게 하란다....콜록콜록...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자리를 옮겨 이번엔 통속에 또 들어가 찍고,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선생님보다 더 심한분도 그냥 참는 분들도 있지만, 그정도 통증이라면 수술을 하는쪽이~!!!" 괜히 방향을 잘못잡은건 아닌지~그냥 더 참아볼걸~내가 너무 엄살이 심하나~!!! "아부지~그런 수술은 앙것도 아녀...." "뭐여~?,아빤 겁나게 걱정되는구만~" "아니~,난 맨날 더 큰 수술환자 차트만 봐서~~~" 세상은 참좋아졌다.. 핸드폰으로 깔짝깔짝 몇번하니 표도 끊을필요없고 검표한번없이 슝슝달리는ktx로 2시간20분만에 집앞이다. *****8월20일 선택에 대한 갈등의 날***** 예정대로 두시까지 들어왔다. 이거 다 때려치우고 담에 헌다고 그냥 나가버려~ 생각보다 심란 걱정.....에휴..... 오랜만에 여기 안 왔으면 더 있다 만났을 친구 부부가 다녀갔다. 배웅길에 마침 병실 통로 한켠에~,그냥은 안된다. 큰애가 사용가능한 카드를 가져다 줬다. 그래 무료한 아니 불안한 맘 달랠겸 pc앞에 앉았다..... *****8월27일 서울에서 맞는 첫 밤***** 정말 나한테 이런일이 있을 거라 생각에도 없었었다 그져 다 남의 일이려니 그렇게 봐왔고 느껴왔던 일이었는데 그런데, 나한테도 이런일이~~ 이는 나 스스로를 낮추지 못하고 시건방지게 살아온 결과에서 비롯됨을 자인해야할 시간 아침7시 30분~~~...... "들~들~들~"그냥 걸어가도 되겠구만 귀에 거슬린다. "이거 언제 마취를 하는거야~!!!" ---- ---- ---- ---- 그리고 어렴풋...... "00님~! 여기가 어딘지 아시죠?" "~~~" "그럼 올해가 몇년인지 아세요?" "이천십팔년~" "우리나라 대통령이 누군지 아세요?" "나~!!" 그리고 씽긋 미소를 보냈다. "~~~!!"예쁜 간호사선생 뒷쪽 전자벽시계가 12시 34분이다. 그리고 딱 24시간을 중환자실에서 보냈다...에휴~~ *****8월28일~~30일에~~***** 29일 점심무렵, 칠백리 먼길 단숨에 달려오신 목사님과 교회식구들, 막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순간 침착을 잃었다. 먼길 오시느라고 고맙고 감사하단 말한마디 제대로 전달치 못하고 경황없는 배웅을 하고야 말았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같이 뛰리라"<말라기 4:2 구약1330쪽> 송아지같이 펄펄뛰는 건강함으로 모든 내 가족과 이웃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분들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방금 다녀간 누나 가족 모두도...... 지금 내가 누리는 작은 기쁨은 병실복도 한켠이지만 이렇게 말짱하게 앉아 있을 수 있음이 내가 누리는 복이 아닌가 싶다. *****8월29일에 있었던 일을 30일에**** 환우들에게 다 똑같은 말이겠지만 기분나쁘진 않다. 회복이 엄청 빠르단다. 수술결과도 좋댄다. 그러면서 왼쪽 팔에 왕창 꽂아둔 바늘을 다 뽑아낸다. 그런데 문제는 월요일 퇴원해도 당분간 목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단다. *****8월30일**** 오면 미안하고, 않오면 서운하고. 전화오면 답변하기 곤란하고, 않오면 괘씸하다. 오래있으면 이러다 사람 이상해질 것 같아 짐 챙겨들고 낼 오후엔 집으로 가야겠다..... *****8월31일**** 주)여기까지~,행여 마음의 부담을????? 필자의 맘과 본뜻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걸 천명하는 바 임. 언제까지 목 보호대를 차고 있어야 하는건지 삼실에 찾아오시는 어르신들, "거~함부로 목 손대는거 아닌데~,내가 특효약을 알고있는데~" 그래 어제부터는"목이 약간 삐끗했습니다~"로...(끝) *****9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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