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들아(48)미안하다

허석(虛石) 2010. 6. 9. 12:49
    "아들아 미안하구나" 은연중 친구아들 들먹 비교하며 공부 못한다 부담 줘 미안하구나 조금늦잠자도 누굴닮아 그 모냥 이냐며 이불 걷어 내 미안하구나 국립대학아닌 사립대학 등록금 비싸다며 얼굴 찌푸려 미안하구나 오피스텔대신 싸디싼사글세 게딱지만한 원룸 얻어 줘 미안하구나 집에서 쓰다만 책걸상에 누나들 고물 컴퓨터 넣어 줘 미안하구나 대학들어가 멋들어진 신사복에 폼나는 구두 못 사 줘 미안하구나 만날 청바지에 티셔스 그리고 운동화 점퍼만 입게 해 미안하구나 정액 최저용돈 입금하면서 늘 아껴 쓰라고 폼 잡아서 미안하구나 주일날 교회가면 삼 만원 준다 해 놓고 이 만원만 줘 미안하구나 어깨탈골이나 이중국적취득으로 병역면제 못 시켜 줘 미안하구나 군대 빨리 갔다 와야 사람된다고 은근히 입대 부추겨 미안하구나 결국 션한 계절도 아닌 엄동시한에 입대케 해서 더욱 미안하구나 군입대 사개월 동안 편지 한 통 쓴 놈은 너뿐이라 해 미안하구나 힘든훈련 몸 가누기도 힘든데 편지 자주 않는다 보채 미안하구나 작대기 하나 젤쫄병에게 전화 자주않는다 구시렁거려 미안하구나 훈련도 힘든데 아빠에게 고마운맘 갖으라고 박박우겨 미안하구나 군대가 무슨 소풍이간디 틈새시간에 공부하라고 해서 미안하구나 빵빵한 군대월급 아꼈다 휴가 때 아빠선물 사 오라해 미안하구나 아빠의 미안한 마음 안에서 큰 저항없이 삐틀어지지 않고 탈없이 건강하게 잘 커줘 고맙고 좋은 친구들 사이에서 예쁜만남도 보기 좋고 군에서 만난 지휘관님과 선임후임모두 좋은 분 만나 고맙다 아빠는 이렇게 미안한 게 많은데 넌 미안한 거 없냐??이노므스캬 아빠 않보고잡쟈?누나들 면박 때 바로 전화안혔다고 니엄마뿔났다 며칠 편지 안 썼더니 손이 근질근질~ 군 생활 잘 하고 먹고 자고 20100609 아부지 썼다..... 흐르는 곡:지금처럼만/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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