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들아(49,50,51)

허석(虛石) 2010. 6. 24. 10:39

--------------------10.06.11 13:29- 아들이 쫄병이면 아빠도 쫄병!
  덥다...거기도 덥쟈??
바깥은 한 여름보다 더 덥다..
이럴땐 꼼짝않고 책상지키는게 젤인것같다.
엄청 추웠던 겨울 그리고 바로 여름.....
벌써 사흘째 아침부터 에어컨은 빵빵하게 돌고있다.....

 

  더운데 별일없쟈??
근간 너에게 카페에서 편지쓰는것 좀 뜸했쟈???
사실 아들이 워낙 쫄병이다 보니...
너그 아부지도 카페들어가면..아부지도 쫄병같은 기분이든다.
요리조리....행여....아빠 편지로 또 괜한 말로 인하여
고참 선임들한테 찍혀 ..고전할까 싶어서..ㅋㅋㅋ
사실은 그렇지도 않을테지만...
옛날 아빠때 생각해서 눈치를 좀 보긴 본단다..ㅋㅋ

 

  언제 일병 상병 병장돼
아빠 어깨좀 쫘악 펴게 혀줄래???
아무래도 고참 아빠되면 봐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거구
괜찮을 듯 싶은데....훌쩍 1년만...얼릉 갔으면...

 

  듣자하니 7월 중순경
신병위로휴가 계획이 있을 듯 하다는데
군대에서 계획했던...팔위 앞뒤로 이두 삼두박근과
가슴 흉부근&복근(배 쏙들어가고 왕 자 근유)만들기 잘 돼가냐?

 

  때는 바야흐로 바캉스 시즌이라 행여 누나들과
또 곰신과 수영장 아니 X월드같은데 가서...
"군인이 그게 뭐냐~" 쪽팔리는 일 없게
미리 준비함이 좋을 듯 하다.....
PX군것질 조금만 하고...
뱃살 그대로면...대한민국 육군망신이다....
암튼 더위에 건강주의하고...훈련 잘 받고
군생활 야물게...담에 또 연락하자..안뇽.........아부지 썼다.
----------------------------10.06.15 17:47- 유격 같은 건 그냥 즐겨라~!
  아들~! 날 더운데 지낼만 하니???
유격훈련은 군인으로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란다.
아빠땐 4박5일...........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첫날....유격장까지는..20여km를 완전군장....행군...
배고프고 덥고 힘들지만,
지금이야....배불리 밥먹고 출발하니.....
처음 경험했던 훈련소보다는 힘이 덜 들겠지???

 

  둘째 날부터 코스는.....
외줄타기 밧줄잡고계곡건너기 철봉잡고 건너기
외나무다리타기 등 등.
그냥 재미로 할 수 있을 정도....

 

  다만 힘든 건  코스를 타는 것보다.
대기하는 시간에...............
그것 때문에 훈련은 아무것도 아닌데...
유격을 힘들다 하는 것이란다.
PT체조라고 하는 일명 조교들의 빡쎈 얼차려
그건 입에서 단내가 좀 난다.

 

  그리고 군인으로서의 강인한 정신과
담력을 키운다는 수직낙하 훈련,
가장 무서운 공포를 느낀다는
지상 10~12m높이에서 아래로 뛰어내린다.
힘차게 "유격대~유격대~유격대~"를 외치면서
어떤놈은 "어머니~어머니~"
좀 까진놈은 저그 곰신이름을 불러댄다...
넌 이때 "아빠~사랑합니다"...
그렇게 외치면 좋을텐데...
기대는 하지않을테니 너 허고잡은데로
그냥 가볍게 뛰어내리면 된다.

 

  훈련 끝나는 날,
다시 돌아오는 길이 더 힘들다..
그래도 그 고비만 넘기면 행복한 휴식이 찾아오고..
전화도 할 수있는 주말이란다....
겁내지마라..그냥 즐겨라....
잼나게 유격훈련마져도......

 

  근디...이누마..넌 주말에 딱한번
왜 엄마한테만 전화하냐...
아빤???????? 고얀놈...
그래도 쬐금보고싶구나....퇴근한다....아빠다(*)
-------------------------10.06.23 14:36- 비겼는데 왜들 난리야?"
"우리나라 이겼어?"
"아니 비겼어.....2:2로"
"그런데 왜들 난리야?"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겨주니까 우리가 비겨도 16강에 올라간 거야"
"비겨도 날 밤새며 저리들 좋아하는데 이겼으면 어쨌을까,
자다가 결과만 보지...안 잤어?"
자다 깨다 앉았다 누웠다 날 밤샌 아빠한데 건네는 네 엄마 말이란다....

 

  아들아....정말 대단했다, 월드컵 16강이라니...
이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분명 엄청난 운이 따랐던 것 같다.
스릴있게.........1:0 뒤지다 전반 끝날 무렵 1:1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2:1역전........전국이 뒤집어지더라...ㅋㅋ
그리고 엎치락 뒤치락 그러다 또 2:2 완전 작품이었다.
넌 훈련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결과로만 알았겠지만......잼나더라....

 

  훈련장 날씨 장난 아니쟈??
그렇게 눈 눈 눈 강추위에 눈만 치운다더니
하루 이틀 봄인가 싶더니 폭염의 날씨 따끈따끈
금새 또 겨울이 그리워 지쟈??

 

  우리아들 군대 너무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구나
다를 쫄병땐 틈만나면 집으로 전화하고 그런다는데
일주에 딱 한 번 하는 전화 지난주에도 널뛰기하고
전화 잘 안 하는 것 보니 군대체질인가보다.
설마 그러다 말뚝 박는다고 하는 건 아니쟈?????

 

  이번 달에도 수신자부담 통화는 제외하더라도
나라사랑카드 전화요금 제법 나왔던데~!!??
그래, 그래, 엄마 아빠 아니래도 전화 할 데 있음 해야지...쨔샤~~

 

  유격훈련쯤은 놀이공원이라 생각하면 잼날거다.
인상 쓰지 마라, 짜증 내지 마라 벌써 넉 달 이십일일 지났다.
제대 얼마 안 남았다....담 달에 신병위로 휴가 나온다며???
그것도 카페정보를 통해 알았다~고얀노마~.

 

  정확한 휴가 날짜 귀띔 해줄래??
이번주말에 전화해서.......군사기밀이라면 관두고......
그래야 누나들과 아부지 삼실 하계휴가계획 수립할거 아니냐.

 

  군대는 선임과 후임...뜻과 맘 안 맞아도 맞춰가는 어울림이다...
앞으로 맞이할 네가 살아갈 사회는 더 많은 맞춤이 필요하기에
공부하며 실습하고있다 생각혀라 짜샤.......
아들~! 오랜만이었지?? 또 보자.....안뇽........아부지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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