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텃논

토요일기~!

허석(虛石) 2005. 9. 26. 20:21

♡ 토요일기 ♡ 토요일 새벽기도 후 내장산 산책길에서 성큼 가을이 우리 곁에 와 있음을 느꼈다. 점심 전에 예식장 한 곳을 들린 후, "아빠~!, 우리 낚시 갔다 온지 한 삼년됐지~?" "낚싯대 다 썩겠네~~~!" 그래도 다행인 건, "아~!, 햄버거 먹어 본지 한 삼십년은 된 것 같네~" 즐겨쓰는 아들놈의 그 소리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에 지난해 가을 이후 오랜만에 아들놈 앞세워 금만뜰(동진강)가로지르는 강둑에 앉았다. 얼마 전, 그 곳 마을 리장님으로 부터 앉았다 하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라는 꼬드림을 그냥 흘러 넘길 수가 없어 벼르고 벼르던 발걸음이었다. 한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다. 아들놈은 일명 멍청이낚시로 세마리를 건져 냈는데도... "와~ 이건 크다~~, 아빠 아직도 못 잡았어~?" "조용해 임마~!!" 냉장고에서 담아 온 패드병의 냉수가 미지근하다. 결국 한나절을 씨름하고 나서야 한마리를 건졌다. "에게~~ 피래미네~ㅎ" "임마~ 붕어나 피래미나 거기서 거기지~" "~~~, 나는 여섯마리나 잡았는데~!!!" 혼자서 조금 떨어진 곳의 나이 지긋하신 분에게 인심후한 모습으로 건네주고 가을햇살이 좋은 둑길을 걸었다. 지난 가을 턱밑에서 조금모자라던 키가 훌쩍 내 눈높이에 와 있다. 가을석양빛처럼 또 한해가 뉘엿한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들놈 키 잼으로 만족을 찾는 하루가 또 저무는가 보다(*) **허석/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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