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셋째- 기욱

아들아(21)최초폰통화

허석(虛石) 2010. 2. 25. 22:29
    아들아~!!! 왠일이다니......어제 늦은 밤 이후 내리던 비가 아침 들어서며 굵은 장대비로 변하더니 종일 못 비내리는 듯 하는구나. 훈련소 카페를 통해, 우편함을 열자 와르르 쏟아지는 편지며 넉장 다섯 장씩 다들 편지가 왔다는데......누굴 원망 하겠냐 다 이 아빠 탓인걸... 그 동안 입히고 먹여 살린 20여년의 세월, 컥~소리나게 비싼 대학등록금에 세끼 꼬박꼬박 직접 밥해 먹는다는 소리에 귀 얇은 이 아빠 뒤도 안 돌아보고 원룸보증금에 사글세 계약을 했었건만, 며칠 안돼 밥 굶는다는 소리에 밥값+용돈에다....그렇게 뒷바라지한 이 아빤~???!!! 근거도 없이 요즘 군대 설날특식으로 맛있는 음식이 집보다 더 좋게 나온다혔다고 이제부턴 아빠에겐 편지도 쓰고 싶지 않다고 서슴없이 내던진 말까지 전해 듣고..... ......에효~~이노므스킬~~~~ 어릴적부터 두들겨 패서라도 확실히 잡아 뒀어야 하는 건데...비폭력 인도적 차원에서 스스로 판단에 맡긴 이 에비가 잘못이지....흑~흑.... 지난번 카페편지를 통해 부자간 서신교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혹시나 금전에 눈이 어두워 이 아빠에게 많은 편지를 쓸 걸로 기대했던 판단이 완전히 빗나간 허탈함에 간밤 뜬눈으로 지새우고 그래도 분이 안 풀려 오전 내내 아빠도 너 제대할 때 까지 소식을 단절할까 생각했다만, 점심시간에...컥..... "띠~로리리리링.....~~~아빠 나야...~" "어..아들??....어쩐 일이냐 누구 폰야~?" "우리 소대장님 핸드폰~, 내 휴학 때문에 중대장님께 편지썼어?? 그래서~~" "훈련 잘받고 별일없지??" "어~잘됐어~~끊을게~~" 뚝............ 아빠의 순간재치 돋보였지?, 바로 소대장님께 전화해서 1~2분 배려통화~~, 두 번째 보낸 네 편지 장당 15,000원 짜리 외면하고 300원으로 너의 맘을 추스리기까지 그 선택에 대한 갈등 오죽혔겠냐만, 그래도 계약은 계약인 만큼..........네 통장에 오늘 중으로 900원 입금하마..... 이 달부터 네 방 값과 용돈이 이체되지 않아 아빠 기분 홀가분혀뿐다~스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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