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내"
이해심도 많고 착하기만 했습니다.
고른 치아가 돋보이는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마음까지 따뜻했습니다.
행동도 말소리도 조용하고 정말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제법 가격이 비싼 짬뽕도 사주고
커피 값도 내주고 먼저 달려가 영화표도 끊는
자상함도 있었습니다.
더더욱 중요한건 군대 3년 동안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고
조신하게 나를 기다렸다는 사실입니다.
결혼하면 왕처럼 살 줄 알았습니다.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둘렀습니다 스물 일곱에,
정말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3년 동안은,
그런데 그런데,
둘째를 낳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속았던 것 같습니다.
왕처럼 살 것 같았는데,
머슴으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더 어이가 없는 건 양처럼 순하디 순한 사람을
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 오늘도 그 죄인은 무릎을 꿇습니다.
"이쁘게 찍어야 돼~, 한장 더 찍어 봐 예쁘게~"
"알았어~~~!!!"(*)
덕유산 향적봉에서....